출애굽기 20장 7절 새번역
7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
여호와를 아도나이로 부르게 하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토라를 읽을 때, ‘여호와’라는 이름이 있으면 대신 ‘아도나이’, 우리 말로는 ‘주님’이라는 말로 바꾸어 읽었습니다. 원래 히브리어는 모음을 표기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발음하지 않다 보니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때, 모음이 불분명해졌습니다. 영어 발음으로 여호와라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은 정확한 발음은 아닙니다. 아마도 야훼가 더 정확한 발음이라고 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게 한 까닭은 사람들이 함부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하찮게 여기거나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남발함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가지는 본래의 의미와 영광을 훼손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역한글 번역으로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라고 했습니다. "망령되다"라는 말은 어떤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고 비논리적일 때 사용합니다. 나이가 들어 기력이 쇠한 노인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일관되게 하지 못할 때, 우리는 '노인네가 망령이 들었다'라고 말합니다. 이건 나이가 많고 적음이 아닙니다. 망령 들었다는 말을 듣는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른 것입니다. 앞에서 약속해 놓고 뒤에서 딴 말하는 것입니다. 생각과 말이 일치하지 않거나 의미 없이 거론되는 것을 망령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약속을 할 때, 이름을 걸고 하지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약속을 할 때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하게 되면,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신의 이름을 자기 이익을 위해서 사용한다
고대 사회에서는 신의 이름을 알면 그 신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신의 이름을 통해 축복을 빌거나 저주를 하고 귀신을 쫓거나 마법을 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신의 힘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함일 때가 많습니다. 내 욕심을 채우고자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먹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맹세나 서약을 할 때도 사용되었습니다. 레위기 19장 12절에서는 “나의 이름으로 거짓 맹세를 하여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나는 주다.”라고 말씀합니다.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진실을 주장하기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사용했지만, 만약 거짓이라면 하나님의 이름을 오용하는 것이기에 경계한 것입니다. 단순히 이름을 부르는 것만이 망령된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잘못 사용함으로써 하나님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을 선택한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알리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하여 자기 백성 삼으신 이유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이름을 온전히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출애굽기 9장 16절을 보시면, “너에게 나의 능력을 보여 주어, 온 세상에 나의 이름을 널리 알리려고, 내가 너를 남겨 두었다.”라고 말씀합니다. 애굽 바로 앞에서 열재앙을 내리시고, 홍해를 갈라서 마른땅처럼 건너가게 하신 것은 결국 하나님의 이름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함인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부끄럽게 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택한 백성답게 않게 하나님을 믿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으로서 하나님과 언약을 했는데, 그 언약을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은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마땅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멸할 생각까지도 하셨습니다. 불같이 화를 내시며 차라리 모세의 후손으로 한 민족을 이루겠다고 하시며, 민수기 14장 11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언제까지 이 백성이 나를 멸시할 것이라더냐? 내가 이 백성 가운데서 보인 온갖 표적들이 있는데, 언제까지 나를 믿지 않겠다더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고쳐 쓰시기로 마음먹으십니다.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지 않을 때, 그 징계로 가만히 내버려 두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특별히 벌을 내리지 않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보호받지 못하니 이웃 민족과 나라들에게 밥이 되어서 공격당하는 것입니다. 그걸 보는 사람들은 너희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며 비웃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 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냥 무시하면 되는데, 특별히 사랑하여 선택한 백성들이기에, 차마 버리지 못하시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모욕당하는 것을 자신이 모욕당하는 것으로 아시고, 또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돌아서서 언약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아시고도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불순종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한 역사가 출애굽 이후 광야 시절부터 시작하여 사사기를 거쳐서 바벨론에게 망할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진 것입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것은 하나님이 참다못해서 허락하신 일입니다. 애굽에서 포로 생활 하던 자들을 건저 내어 주었더니 정신 못 차리자 결국 다시 포로 생활을 시키셨습니다. 그러나 포로 생활은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사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일입니다. 포로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서 다른 민족들은 어찌 여호와의 백성이 그 땅에서 떠나게 되었는가 하며 비웃기까지 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이 조롱받는 것을 참지 못하셨고, 결국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겠다고 결심하셨습니다. 에스겔 36장 21절을 보시면 “너희가 더럽힌 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내가 너희를 구원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약속하신 기한이 차게 되자 하나님은 포로 되었던 이스라엘을 예루살렘으로 다시 귀환시키셨습니다. 이것은 결국 하나님의 자기 이름을 위해서 하나님의 구원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잊고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이름이 언제 더럽혀질까요? 단순히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녀로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 뜻대로 살지 않을 때, 하나님의 이름은 더럽혀집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잊고 사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과의 언약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이렇게도 중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의 모습을 교회의 성도들을 통해 봅니다. 성도들이 잘못된 삶을 살면, 그것이 하나님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부르신 이유는 이스라엘을 부르신 것과 같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은 "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하나님 백성은 하나님의 이름을 세상에 선포하기 위해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만약 신앙인이 거짓과 탐욕에 물들어 있고, 세상 사람보다 더 큰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자신의 이름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조심스러운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대표적으로 오용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목회자들입니다. 목회자들이 자신의 욕망과 생각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하여 전할 때,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집니다. 신명기 18장 20절은 "만일 어떤 선지자가 내가 전하라고 명령하지 아니한 말을 제 마음대로 내 이름으로 전하든지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면 그 선지자는 죽임을 당하리라"라고 경고합니다. 구약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기 잇속을 챙기고자 거짓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거짓 선지자나 악한 제사장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신앙에 있어서 하나님의 이름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
예수님은 기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6장 7절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만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기도는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는 것은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를 중언부언하는 것은 앞에 있는 사람에게 인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마음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 확신, 경외심이 없이 기도하는 경우입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입술로만 기도하며 마음에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은 헛되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배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에 진심이 없다면 그 예배는 헛되거나 하나님께 오히려 모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배 때 찬양을 부르는 것은 단지 나의 기분을 좋게 하거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행위입니다.
사실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게 사용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이름을 높이기 위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합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하나님께서 하셨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 자신이 하나님께 감동을 주고, 하나님께 인도받고 복 받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해 자신의 신앙이나 믿음을 과시하려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말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속이는 행위입니다. 특히 신앙적인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높이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을은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 이름을 모욕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심판받을 수 있습니다. 설령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언어생활에서 하나님과 신앙의 이야기를 농담이나 장난으로 말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그런 말은 경박하게 들리며, 하나님과 신앙을 가볍게 여기는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의 이름을 주신 이유는 그 이름을 찬양하고 기도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를 지으신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다 뭇 백성들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케 하기 위함입니다. 시편 69편 30절 말씀입니다. “그때에, 나는 노래를 지어,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련다. 감사의 노래로 그의 위대하심을 알리련다.” 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입으로 행동으로 전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여김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역시 택한 백성에게 합당한 찬송을 받기를 원하십니다. 시편 23편 3절입니다. “나에게 다시 새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하셔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되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하고 실수하고 넘어져도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바른 길로 이끌어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은 그래서 사랑이고 자비하심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은 십자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예수의 이름이 주어졌습니다. 요한복음 14장 13절과 14절 말씀입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내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 주겠다. 이것은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간구할 수 있다는 것이 이처럼 큰 복입니다. 사도행전 3장 6절에서 베드로와 요한이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라고 명령했을 때, 앉은뱅이는 일어나 걷고 뛰며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는 말에는 큰 힘이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을 거룩하게 사용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 것은 예수의 이름은 세상의 힘이나 부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의 이름이 도깨비방망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은 꺼리는 것입니다. 예수의 이름은 좁은 길로 가는 것이고,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초대교회 당시 예수님의 이름은 십자가를 의미했습니다. 걸려 넘어지는 돌, 수치와 부끄러움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건축자의 버린 돌처럼 부끄럽다 여기며 사람들이 피하고 버려버린 십자가를 힘으로 삼는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능력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목숨까지도 버리는 철저히 순종을 보여주신 십자가를 믿는 것이 결국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십자가를 따라가며 하나님 뜻에 순종하여 하나님 영광되게 하는 진정한 하나님 백성, 왕 같은 제사장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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