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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사사기 11장 1절-11절 창녀에게서 난 아들이지만 큰 용사가 되다

by 알렉스강 2024. 6. 20.

사사기 11장 1절-11절 새번역

 

1 길르앗 사람 입다는 굉장한 용사였다. 그는 길르앗이 창녀에게서 낳은 아들이다.

2 길르앗의 본처도 여러 아들을 낳았는데, 그들이 자라서 입다를 쫓아내며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우리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인의 아들이므로, 우리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을 수 없다."

3 그래서 입다는 자기의 이복 형제들을 피하여 도망가서, 돕이라는 땅에서 살았는데, 건달패들이 입다에게 모여들어 그를 따라다녔다.

4 얼마 뒤에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쳐들어왔다.

5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쳐들어오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를 데려오려고 돕 땅에 가서

6 그에게 말하였다. "와서 우리의 지휘관이 되어 주시오. 그래야 우리가 암몬 자손을 칠 수 있겠소."

7 그러나 입다는 길르앗의 장로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이 나를 미워하여, 우리 아버지 집에서 나를 쫓아낼 때는 언제이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해서 나에게 올 때는 또 언제요?"

8 그러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에게 대답하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을 찾아온 것이오. 우리와 함께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운다면, 당신은 모든 길르앗 사람의 통치자가 될 것이오."

9 입다가 길르앗 장로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이 나를 데리고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울 때에, 주님께서 그들을 나에게 넘겨 주신다면, 과연 당신들은 나를 통치자로 받들겠소?"

10 그러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에게 다짐하였다. "주님께서 우리 사이의 증인이십니다. 당신이 말한 그대로 우리가 할 것입니다."

11 입다가 길르앗의 장로들을 따라가니, 백성이 그를 자기들의 통치자와 지휘관으로 삼았다. 입다는 그가 나눈 모든 말을 미스바에서 주님께 말씀드렸다.

 

 

창녀가 낳은 길르앗 사람 큰 용사 입다

사사기에는 총 12명의 사사가 등장합니다. 이후 사무엘상에 나오는 엘리 제사장과 사무엘도 사사에 포함될 것입니다. 이 중 믿음의 장이라 불리는 히브리서 11장에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사무엘 이렇게 다섯 명의 사사만이 대표로 언급됩니다. 입다가 그 중에 들었으니, 매우 주목해서 살펴보아야 할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입다는 1절에서 큰 용사로 소개됩니다. "길르앗 사람 입다는 굉장한 용사였다. 그는 길르앗이 창녀에게서 낳은 아들이다"라는 구절에서 큰 용사라는 표현은 과거 기드온을 부를 때 사용된 것입니다. 이 표현은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워서 영웅적인 승리를 가져온 장수를 지칭할 때 사용됩니다. 입다는 이스라엘의 외적 침입에 맞서 싸우기에 적합하고 유능한 지휘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출신을 보면 일반적인 생각과는 사뭇 다릅니다.

 

요단강 동편 므낫세 반지파 길르앗 사람들

우선 입다가 길르앗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원래 길르앗은 요셉의 첫째 아들인 므낫세의 손자입니다. 이후 길르앗 자손들은 므낫세 지파 중 가장 큰 가문을 이루게  되고 므낫세 지파의 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므낫세 지파는 요단강 동편과 서편 양쪽으로 나누어 살았는데, 요단강 동편 쪽은 길르앗 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거주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요단강 동편에 거하는 므낫세 지파를 므낫세라 부르지 않고 길르앗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입다의 아버지 이름이 길르앗인데, 이는 길르앗 사람 남자 이름으로 흔히 사용된 이름으로 생각됩니다. 어머니가 기생이라 아버지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라 그냥 길르앗 남자에게서 난 것이라 아버지를 길르앗이라 부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길르앗이란 이름을 쓴다는 것은 길르앗 가문에서 가장 크고 명망이 있는 사람이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돕 땅에서 잡류들과 힘을 모으다

아비멜렉의 경우, 기드온이 세겜 출신 첩으로 낳은 서자였습니다. 그러나 입다는 출신이 더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몸 파는 여인의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가정사는 알 수 없으나, 입다의 어머니는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애를 맡기고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들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것은 당연했을 것입니다. 이후 입다는 본처 자식들에게 기업을 이를 자격이 없다고 아들로 부정당하여 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결국 돕이라는 땅으로 쫓겨나 그곳에서 잡류들, 즉 방탕자들과 함께 도적떼를 이루게 됩니다.

 

잡류란 갈 곳 없는 떠돌이를 말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노숙자나 거지입니다. 입다가 거지의 우두머리가 된 것입니다. 아비멜렉이 방탕하고 경박한 사람들을 돈으로 사서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이용한 것과는 다르게, 입다는 자신의 매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도둑떼를 이루거나 산적이 되지만, 입다는 나름 주변 사람들을 잘 다독여 의적이 되었습니다. 동족을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주로 가나안 족속을 대상으로 약탈하여 오히려 가난한고 약한 자를 도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신세한탄 하지 말고 준비하고 실력을 쌓자

입다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로 인해 잡류와 어울렸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분명했습니다. 처지만 탓할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가 중요합니다. 남들이 외면하고 내쳤을 때 분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신세한탄하며 세월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 서서히 좋은 소문이 나게 됩니다. 입다는 기생의 아들로 태어난 것을 자포자기하지 않았습니다. 형편 없는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그 안에서 능력을 키웠습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훈련시켰습니다.

 

평판도 매우 중요합니다. 평판이란 덕을 쌓는 것입니다. 입다는 외지에서 힘든 삶을 살면서도 동족에게 착한 일을 계속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정받지 못하고 외톨이가 될 때, 나쁜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름 없을 때, 남들이 알아보지 않을 때 덕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큰 복으로 돌아옵니다. 덕을 쌓지 않고 악을 행하면, 나중에 높은 위치에 올라갔을 때 화가 되어 돌아옵니다. 오히려 낮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욱 덕을 행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의 실력과 덕은 말씀과 기도에서 나옵니다. 환난에서 벗어날 힘을 주고, 영혼을 살려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말씀에 능통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실력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많을 때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면 덕이 쌓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주변을 축복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결국 그 복을 허락하십니다. 입다는 바로 이렇게 실력을 쌓았습니다. 자신의 때가 올 때까지 말씀과 기도로 실력을 쌓아간 것입니다.

 

때마침 찾아온 기회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때가 되었습니다. 암몬 족속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길르앗의 장로들은 입다를 찾아가 군사 지도자가 되어줄 것을 요청합니다. 다급한 상황에 원로들이 입다를 초빙한 것입니다. 어쩌면 신의 한수입니다. 큰 숫자는 아니지만 나름 의적을 만들어 활약을 펼치는 입다를 지파의 정식 지휘관으로 불러서 길르앗 지파를 이끌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입다는 이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장로들에게 자신을 쫓아냈던 일을 상기시키며 책망합니다. 길르앗 장로들에게 “너희가 전에 나를 미워하여 내 아버지 집에서 쫓아내지 아니하였느냐? 이제 너희가 환난을 당하였다고 어찌하여 내게 왔느냐?”고 반문합니다.

 

사실 믿음의 사람이었다면, 이 제안이 하나님의 뜻인지 먼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입다는 그보다는 먼저 인간적인 서운함을 표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입다가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9절을 보면 입다는 “당신들이 나를 데리고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울 때에, 주님께서 그들을 나에게 넘겨 주신다면, 과연 당신들은 나를 통치자로 받들겠소?”라고 말합니다. 입다는 이 전쟁이 이미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그는 전쟁의 승패가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입신양명이 아닌 여호와의 전쟁으로 바꾸다

원로들은 입다가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자,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함께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우면 지휘관뿐만 아니라 이후 길르앗 사람 전체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갑작스럽고도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한마디로 자신을 왕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입다는 인간적인 거래로 끝날 수 있는 이 순간에, 그 제안의 몇 단어를 다시 바꾸어 묻습니다. 앞서 9절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님이 그들을 나에게 넘겨 주신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길르앗과 암몬의 전쟁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는 단지 입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여호와의 전쟁, 하나님의 구원을 위한 전쟁이 된 것입니다.

 

그러자 길르앗 장로들도 “주님께서 우리 사이의 증인이십니다. 당신이 말한 그대로 우리가 할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믿음이 전혀 없었던 길르앗 장로들의 입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이 증인으로 고백된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함으로 인해 암몬 자손의 침략을 받았고, 이제 하나님께서 입다를 세워 그들을 물리치게 하려는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입다로 하여금 믿음의 고백을 통해 길르앗 사람들이 하나님 중심으로 서게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눈 모든 말을 주님께 말씀드렸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의 계획을 성취하십니다. 특히 하나님은 입다와 같은 자들을 세우십니다. 출신 배경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상처를 입었으나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선 자를 사용하십니다. 고린도전서 1장 27절부터 29절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일은 세상의 권력, 지혜, 학벌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시면 누구라도 하나님의 일을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입다는 늘 하나님을 바라보며 때를 기다리고 준비했던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11절에서도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를 군사 지휘관으로 삼았을 때, “입다는 그가 나눈 모든 말을 미스바에서 주님께 말씀드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입다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진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해야만 전쟁에서 승리하여 하나님의 뜻을 완성할 수 있음을 알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아뢰고 진행했던 것입니다.

 

입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출신 배경이나 환경이 하나님의 계획에 장애물이 되지 않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다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으며 준비하였고, 결국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큰 일을 이루게 됩니다. 하나님은 상처받고 낮은 자들을 들어 사용하시며, 그들의 믿음과 덕을 통해 자신의 계획을 성취하십니다. 낮은 곳에 있을 때,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말씀과 기도로 실력을 쌓아, 때가 되어 하나님이 부르실 때, 기꺼이 기쁨으로 나아가 능히 그 일을 감당하는 자로 사용되길 바랍니다.